이규택 GC녹십자의료재단
2023년 초,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예산을 전년 대비 21.3% 증가한 4조 7천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어 2024년도 예산안에 서는 ODA 예산 확대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건분야에서의 국제개발협력 규모와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지난 3년간 ODA 사업을 통해 진단검사 의학 및 임상미생물 분야에서의 국제협력 경험을 사례 중심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사례1.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 감염병대응 전문가(결핵) 과정 (2021년 11월~2023년 5월) ‘이종욱펠로우십’은 세계보건기구(WHO) 제6대 사무총장을 역임한 故이종욱 박사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한국국제보 건의료재단(KOFIH, Korean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Healthcare)이 개발도상국 보건의료 인력을 국내 초청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2021년과 2022년 연속해 이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했다.
2021년에는 우간다의 초국가결핵표준검사실(Supra-national Reference Laboratory, SRL)과 지역 보건소 소속 5 명, 캄보디아 바탐방병원 소속 1명의 임상병리사를 초청했다. 2022년에는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의 결핵진단 전문 가(의사 및 임상병리사) 3명이 참여해 3개월간 이론 및 실습교육을 받았다. 재단의 소속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과 특수미생물팀(결핵진단팀)의 이론과 실습을 아우르는 교육과정을 기획했 다. 강의 내용은 결핵의 개념, 생물안전, 정도관리, 결핵 관리정책 및 역학조사, 검체 전처리, 항산균 도말, 배양, 약제 감수성 검사 등 전통적인 검사법과 PCR, LPA, MALDI-TOF, Sequencing, NGS, IGRA 등 최신 분자 진단 기법을 포함했다.
사례2. 우즈베키스탄 자궁경부암 HPV 선별검사 역량강화 컨설팅 사업 (2022년 11월~2024년 1월) '우즈베키스탄 자궁경부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선별검사 역량강화 컨설팅사업'은 KOFIH의 협력사업으로,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및 예방을 목표로 한다. 재단 소속 진단검사의학 전문의들과 병리과 전문의들이 공동 참여했다. 이 사업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차관 및 위생역학처 관계자들과의 면담, 바이러스전문병원 및 지역 보건소 현장 점검, HPV 진단검사 및 정책 관련 자문 제공 등이 이루어졌다. 워크숍을 통해 HPV 선별 검사 역량 강화 및 정책수립을 지원했다. 저자와 우즈베키스탄 의료진은 이 사업의 결과를 2023년에 관련 국제학회에 발표하였다.
사례3. 우크라이나 결핵 및 비결핵항산균 진단치료 역량강화 사업 (2023년~2025년) ‘우크라이나 폐결핵 및 비결핵항산균폐질환 진단치료 역량강화 과정(2023-2025)’은 KOICA 글로벌연수사업의 일환으로, 의사, 병리사,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결핵 및 NTM의 진단, 치료 및 정도관리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3년에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고려한 비대면 온라인연수를 추진했으며, 2024년에는 한국에서 이론과 실습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맺음말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저자와 특수미생물팀의 역량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연수생들과 함께 진단 과정을 구축해 나갔다. 특히, 현지의 열악한 검사실 환경과 시스템을 목격하며 한국의 검사 시스템이 수원국의 질병 진단 및 치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부심을 느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대한민국의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이 미생물학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코로 나19 종식에 기여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한국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 많은 국가들이 정확한 진단의 부재로 의료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상미생물학 분야의 정밀한 진단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의 고도의 진단 능력과 전문성이 저개발국가에 적절히 전해진다면 그 나라의 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국의 뛰어난 전문가들이 ODA와 연구를 통해 글로벌 공헌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