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소감

퇴임 소감

Laboratorian interview Research Highlight
김정호 연세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저는 1984년부터 3년간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병리과 전공의 수련을 받았고 임상병리과장이 초대 임상병리과장이셨던 이삼열 교수님 밑에서 수련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삼열 교수님이 퇴임하신 후에 권오헌, 송경순, 김현숙, 이경원, 김현옥 교수님을 거쳐 저는 6대 주임교수를 역임하였습니다. 제 다음 주임교수인 최종락, 용동은 주임교수는 이삼열 교수님 퇴임 후에 수련을 받았기에 저는 꽤 오래 된 세대에 속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군의관 복무를 마친 후에 1990년 5월부터 약2년간 연구강사를 하고, 1992년 3월부터 (구)용인세브란스 병원 전임강사대우로 발령 받았습니다. 그리고 1994년 3월부터 영동세브란스병원 (현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와서 8년간 진단검사의학과장으로 봉직한 바있습니다. 2012년 3월에는 세브란스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겨와서 2013년부터 4년간 진단검사의학교실 주임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으로 봉직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에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신축 개원하는 멤버로 참여하여, 2019년부터 4년간 진단검 사의학과장으로 근무하였고 이번 2024년2월에 정년 퇴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저는 연세의료원 강남세 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신촌),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상 3개 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을 모두 역임하여 3개 병원 교직원들을 골고루 알기에 용인세브란스병원 신축 개원 시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구)용인세 란스병원에서 온 직원들이 힘을 합해 일하는데 기여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2006년부터 6년간 우리 학회지인 대한진단검사의학 회의 편집장을 맡았습니다. 처음 편집이사를 맡을 때 차영주 이사장께서 SCI 등재를 하도록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 학회지는 국문 학술지로서 SCI 등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우리 나라에 12개 학술지가 Medline에 등재되어 있었는데 이 중에 우리말 학술지가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저는 일단 Medline 등재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우리말 학술지이지만, 초록, 표, 그림은 모두 영어로 써야 하고 이를 잘 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당시에 서울 아산병원 배직현 교수님은 캐나다에서 교수 생활을 오래 하신 바 있어 영문 초록을 너무 잘 교정해 주신 바 있고, 서울의대 박명희 교수님은 표, 그림의 내용을 꼼꼼히 챙기고 전문을 자세히 검토하여 영문 표현은 물론 내용까지 세심히 보아주시는 scientific editor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당시 우리 학회지 논문 게재는 전공의 필수 요건, 교수 채용이나 승진에 중요한 지표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교수 채용이나 승진에 SCI 논문이 더 중요하였기에 대한진단검사의학회지에 투고 하는 논문은 질이 떨어지는 논문이나 정리가 잘 되지 않은 논문이 투고되는 실정이었습니다. 저는 게재 기준을 정하여 게재 거부할 논문은 청탁이 들어오더라도 예외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논문을 잘 정리하면 나름 괜찮은 논문들이 있어 제가 공저자인 것처럼 수정하며 여러 차례 revision을 요청하여 다듬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학술지가 주 제목인 대한 진단검사의학회지였고, 부 제목인 Korea Journal of Laboratory Medicine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Taehan Chindan Kŏmsa Ŭihakhoe chi 로 표기되므로 추후에 이런 학술지른 아무래도 인용하기가 곤란하므로 주제목을 Korea Journal of Laboratory Medicine으로 바꾸고 오히려 부제목을 Taehan Chindan Kŏmsa Ŭihakhoe chi 로 바꾸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도서관에 이 변경을 신청하였지만, 수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2006년 11월호에야 변경이 되었습니다 1. 그리고 이듬해에는 Medline DB에 게재를 하는 신청을 하는 역할을 하였고, 2007년 10월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당시에 이메일이 아닌 직접 편지를 통해 등재 소식을 접하고 기뻐서 제 교수실 옆의 이경아 교수에게 기쁨을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이편지야 말로 제 논문이 게재 허가되었다는 편지나 제가 봉직하면서 받은 그 외의 여러 편지보다 기쁨이 되는 편지였습니다.

저는 다음 목표인 SCI Expanded 등재를 목표로 학술지의 영문화를 먼저 추구하려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당시에 SCI Expanded 잡지 중에서 영문 학술지가 아닌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2008년도에 우리 학회지가 SCI Expanded 에 등재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Korean Journal of Laboratory Medicine이나 Korean Journal of Pathology는 우리말 학술지인데도 불구하고 SCI Expanded에 등재된 것입니다. 아마 지역성을 고려하여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7종의 학술지가 등재되었기 때문입니다. 매우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2007년 학술지부터 SCI Expanded DB에 등재가된 것이었고, 2년 후인 2009년도에는 첫 영향력지수 Impact Factor 가 0.626으로 발표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부터는 우리 학술지의 영향력지수 상승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우리 학술지 영향력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공의 수련 과정에 의무적 게재 조항이 있었기에 국문학술지 Laboratory Medicine Online (LMO) 을 2011년도에 먼저 창간하면서 우리말 논문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였고 2 , 우리 학술지는 2012년부터 영문학술지인 Annals of Laboratory Medicine (ALM)으로 바꾸었습니다 3 . LMO는 우리말 논문만 받았기에 질이 약간 떨어지는 영문 논문을 모두 게재한 2011년을 제외하고 Korean Journal of Laboratory Medicine의 영향력지수는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개명되며 영문학술지로 변경된 Annals of Laboratory Medicine 은 송정한 교수가 편집장을 맡으면서 영향력지수 1.0 및 2.0을 넘겼고, 허미나 교수가 편집장을 맡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시기에 각각 3.0 및 4.0을 넘겼으며, 이수연 교수가 편집장을 넘겨 받은 코로나19 논문의 거품이 빠지는 ALM의 2022년도 영향력지수는 4.9로 선방하며 처음으로 25 percentile 내인 Q1으로 발돋움하였습니다.

저는 우리 학술지를 Medline 및 SCI에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한 보람이 탁월한 후임 편집장들에 의해 더울 발전하는 복을 누렸습니다.

저는 (신축)용인세브란스병원의 진단검사의학과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진단검사의학과 검사실을 시작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체험하였고 이는 아예 새로운 병원을 신설하는 것보다 (구)용인세브란스병원 검사 결과들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록 어려웠지만 제 정년퇴임 전 4~5년간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보낸 시간들은 행복과 보람이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 (2013~2015) 시절에는 MERS 감염 사태로 난감한 사태에 있었으나,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분자진단 인증을 받은 기관 중심으로 거점 검사 기관을 활용하여 MERS PCR 검사를 하게 하였고, 이 검사의 질적 유지를 위해서 마침 서울대학교 박성섭 교수가 표준물 질을 보유하고 있었고,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의 도움으로 외부정도관리를 하여 질적인 유지가 가능하였습니다. 당시에 이런 일을 적극 도와준 성흥섭 교수님을 비롯한 학회 이사님들과 여러 회원들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셋팅이 2020년도 코로나19 검사 대처에 우리 학회가 잘 대처하여 국내외에서 모범 사례가 되는데에 초석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이 학술지 Medlinie 및 SCI Expanded 등재와 MERS 검사의 학회 차원 지원, (신축)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의 진단검사의학과 시작 경험을 통해서 저는 산상 수훈 중의 하나인 “의(義)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라는 마태복음 5장 6절 말씀을 체험하는 복을 누렸습니다.

References
1. https://www.ncbi.nlm.nih.gov/nlmcatalog/101322822
2. https://labmedonline.org/journal/archives.html
3. https://www.annlabmed.org/journal/view.html?doi=10.3343/alm.2012.3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