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 TOPIC

혈액암과 정밀의료

퇴임 소감 RESEARCH HIGHLIGHT

신명근화순전남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진단검사의학교실

정밀의학(presision medicine)은 차세대유전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이용하여 한번의 검사로 대개 수백개에서 수천개 유전자를 분석하여 정확한 진단, 질병 예측, 환자 개개인에 최적의 치료 약물 용량을 결정하여 부작용이 거의 없이 질병을 완치하는 현재와 미래 의료의 지향점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정밀의학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를 추진하면서 맞춤의학 대신 정밀의학이란 단어가 강조되고 보다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사실 정밀의학과 개인맞춤의학은 내용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서, 본질적으로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맞춤의학이 특정한한 개인을 위해 개발된 예방 및 치료법이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정밀의학이란 용어가 현재는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정밀의학과 연관되어 사용되는 용어로 ‘P4 의학’, ‘계층화 의학(stratified medicine)’, ‘유전자 의학(genomic medicine)’ 또는 ‘근거중심의학’ 등이 혼용되어 사용 되고 있다. 본고에서 저자는 진단 혈액학 임상진단분야에서 적용이 용이한 targeted RNA-seq 패널개발과 실제 사용경험을 공유하고, 정밀의료 사업화와 제품화를 지향하는 기업지원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설립된 ‘화순전남 대학교병원 첨단정밀의료산업화지원센터’를 소개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혈액암에서 발생하는 유전변이는 크게 중복이나 결손을 포함한 염기서열변이, 융합유전자변이 그리고 유전자 이상 과발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중 유전자융합은 백혈병 등 혈액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진단, 위험도평가, 최적의 치료법 선택 및 잔류병소 검출을 위한 필수적인 표지자로서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진단혈액학 검사 실에서는 유전자융합변이를 검출하기 위해 염색체 검사, 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 (FISH), multiplex reverse transcriptase-PCR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의 방법들은 혈액암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전자융합을 검출하는데 큰 제약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RNA sequencing (RNA-seq) 방법이 임상검사실에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RNA-seq 방법은 분석결과 처리 과정과 해석의 복잡성으로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의 연구그룹에서는 임상검사실에서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검사보고시간 및 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하고, 자체 발굴한 혈액암 동반진단 표지자인 PHB을 포함한 84개 유전자로 구성된 표적 유전자 RNA 염기서열분석(targeted RNA sequencing, targeted RNA-seq) 시스템을 개발하여 최근 전문 학술지에 보고하였다. 저자가 주도 하여 개발하여 제품화한 targeted RNA-seq 시스템 (KBB-RNAseq NGS-Leukemia-PHB; KBlueBio, Hwasun, South Korea)은 언급한 바와 같이 84개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capture hybridization법을 이용하여 library preparation을 한 후 MiseqDx (Ilumina, SanDiego, CA)에 최적화된 분석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검사 능을 평가하기 위해 백혈병으로 확진된 93명(acute myeloid leukemia (AML) 15명, 성인 B-acute lymphoid leukemia (B-ALL) 35명, 소아 B-ALL 30명 및 T-acute lymphoid leukemia (T-ALL) 13명)의 진단 시 골수 검체를 이용하였다. 전체 93명 백혈병 환자에서 융합유전자 변이는 72명(77%)의 환자에서 tier 1 이나 tier 2 유전변이가 관찰되었다. 소아 B-ALL에서 융합유전자 변이는 대상 환아의 83% (25/30) 에서 검출되었고, 성인 B-ALL의 경우 94% (33/35)에서 융합유전자 변이가 관찰되었다. AML과 T-ALL 환자에서 융합 유전자변이는 각각 53% (8/15) 및 46% (6/13) 이었다.

ALL 특히 B-ALL에서 유전자분석을 통한 Ph-like B-ALL 진단은 정밀의료 관점에서 백혈병을 치료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미 상용화되어 국내에서도 이미 사용 중인 외국산 제품과 비교평가를 위해 B-ALL 4예, AML 2예 그리고 급성전골수성백혈병(acute promyelocytic leukemia) 및 T-ALL 각각 1예를 이용하였다. 전체 8예의 비교평가 환자에서 7예에서는 두 분석시스템의 결과가 일치하였으나 IGH-CRLF2 유전자 융합이 동반된 B-ALL에서는 저자들이 개발한 패널에서만 검출이 되었다. Philadelphia chromosome (Ph)-like ALL는 B-ALL의 20-25%에서 발견되며, 이의 원인 유전자로 CRLF2 유전자와 연관된 융합유전자변이가 61% 정도로 알려져 있다. Ph-like B-ALL은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여 ALL의 새로운 아형으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ALL 특히 B-ALL에서 유전자분석을 통한 Ph-like B-ALL 진단은 정밀의료 관점에서 백혈병을 치료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저자들이 개발하여 보고한 targeted RNA-seq 분석시스템은 현재 상용화되어 일부 임상검사현장에서 사용 중인 anchored multiplex PCR을 이용한 cDNA library 기반 targeted RNA-seq보다 Ph-like B-ALL을 검출하는데 매우 유용함을 알 수 있었다.

암특화병원으로서 17년간 축적해온 암 관련 고순도 빅데이터, 국내 유일의 화순백신산업특구내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에서의 중추적 역할...

저자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21년 치밀한 자료준비·기획과 함께 전남도와 화순군 등지자체와 중앙부처를 일일이 방문해 설득하는 열정을 발휘, ‘지방’이라는 편견과 불리함을 극복하고 산업 통상자원부에서 공모한 150억 원 규모의 ‘첨단 정밀 의료 산업화 플랫폼 구축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되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지난 2004년 개원 이래 암특화병원으로서 17년간 축적해온 암 관련 고순도 빅데이터, 국내 유일의 화순백신산업특구내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에서의 중추적 역할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화순전남대병원은 그간 혈액암 등 일부 난치암 정밀의료 분야에서 국내 최상위 수준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산업통상자원부가 병원과 함께하는 정밀의료 산업화 지원 사업을 유치할 수 있었다. 첨단정밀의료산업화지원센터는 글로벌 시장의 성장에 맞춰 신규 질환 및 치료타깃 발굴을 지원하고 고부가가치 정밀의료 빅데이터 디지털 댐을 구축하여 국내 정밀의료 시장성장의 가속화는 물론 지역 혁신기업 발굴 및 지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산·학·연·병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연구개발에서 제품화까지 원스톱 지원이 가능한 바이오 의약품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의 성장 동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다.

저희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첨단정밀의료산업화지원센터가
정밀의료 산업 육성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