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를 다녀와서

해외 학회를 다녀와서 - 2022 AACC

학회 소식 주요행사 일정

안선현 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2022년 07월 24일-07월 28일,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McCormick Place에서 ‘2022 AACC Scien-tific Meeting + Clinical Lab Expo’가 개최되었습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지원하는 ‘해외학술 대회 참가 지원’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아 상기 학술 대회 참가 후 이 글을 씁니다.

AACC(American Association of Clinical Chem-istry)는 1948년 뉴욕의 9개 병원 검사실이 검사와 검사 인력의 표준화를 위해 연합한 것이 시초가 되었 습니다. 1949년에 1회 학술행사를 시작으로 올해로 74회를 맞이한 학술행사는 전시행사와 함께 진행 되고 있습니다. 2020년 전세계적인 COVID-19 감염으로 인해 on-line으로 개최한 것을 제외하고 해마다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17,000여명의 진단검사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했습니다. 행사의 주관학회 인AACC는 ‘미국 임상화학회’지만 학술대회에서는 검사실 운영에서부터 수혈, 미생물, 분자에 이르기까 지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250여개의 강의가 열렸고, 781개의 업체가 전시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학술대회는 크게 Plenaries, Scientific Sessions, 그리고 AACC Universit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lenaries에서는 각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들의 경험과 견해를 들을 수 있는 데, 각각 Brain organoid tech-nology, Mass spec in operating room등에 대한 주제들을 다뤘습니다. 제목을 보고 공통점으로 느꼈던 점은 모두가 ‘cutting-edge technology’라는 말이 가장 알맞은 단어일 정도로 최신의 고난이도 기술을 진단 검사에 적용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 저는 Livia Schiavinato Eberlin 교수의 MassSpec Pen과 관련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수술실에서 frozen biopsy가 아닌 질량분석기가 연결된 펜을 병변부위에 접촉해서 수술 부위의 변연부를 결정하는 기술이었습니다. Bioinformatics와도 점목된 본 기술은 축적된 데이터와 비교해서 정상 조직인지 암조직인지를 판정하고 현재는 갑상선암 유방암, 췌장암 등에서 96%까지 정확도를 보이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Scientific Sessions 또한 pre-analytical phase에서부터 각종 바이오마커에 대한 학술적인 내용을 다루었 습니다. 그 중 조금은 귀에 익은 단어이기에 더욱 흥미로웠던 주제는 Free testosterone에 대한 내용이었습 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소개되었으며 흔하게 시행되지는 않는 검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시행하는 검사는 total testosterone이며 albumin bound (전체 중 50-65%) + SHBP bound (Sex hormone binding protein, 전체 중 30-45%) + free type (전체 중 1-2%)을 모두 측정한 수치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SHBP가 증가하며, free type이 활성형이기 때문에 free testosterone의 측정이 임상 양상과 더욱 부합한다는 사실을본 마커를 사용하고 있는 임상의사의 강의를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free type을 검사하기 위한 방법, CDC에서 시도되고 있는 표준화 과정에 대해서도 소개되었습니다.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로서 세팅해야 할 바이오마커와 검사법 차이에 대해 고려해야 하고, 임상의사들에게 공유해야 할 정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AACC University Courses는 3시간 과정 또는 6시간으로 진행되며 매일 다른 주제로 열리는 ‘수업’ 시간입니다. 개별 비용을 내고 신청해야 하는 본 과정은 임상 경험을 듣기 보다는 교과서 내용이거나, 교과서에는 아직 업데 이트되지 않은 지식을 듣고, 펜을 들어 적고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신청하지 않았지만, 4년전 질량분석 법에 대한 기본 강의를 신청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본 학술행사에서는 여러 유용한 강의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150시간 이상되는 Plenaries, Scien-tific Sessions, 그리고 Special Sessions을 동영상으로 수강할 수 있는 구매권도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하여 접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는 전세계를 통틀어 최대 규모의 전시회라 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학술대회의 강의 이외에도 전시회를 관람하며 새로운 장비와 시약을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시회 관람 자체가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않았지만, 유수의 검사실에서 도입하고 있는 선진 시스템을 접하며, 진단검사의학 분야에 대해 선도할 수 있는 정보와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AACC 학술대회는 시카고와 애너하임(California)에서 번갈아 가며 열리며, 2023년은 애너하임, 2024년 에는 시카고에서 개최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학술대회 이외에도 시카고는 여행하기에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기존에는 ‘바람의 도시’라 불리었지만, 최근에는 ‘오바마의 도시’로 우리에게 친근한 시카고는 1871년 대형 화재 이후 재건되어 세계 3대 건축도시 중 하나로 웅장한 건물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타는 듯한 햇볕으로도 유명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AACC가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유래없이 화창하고 선선한 날씨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도 시카고 날씨가 더없이 화창하길 바라며, 많은 선생님들이 발전하는 기술들을 접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