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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의학 분야의 최신 동향

Future Perspective 역사보존위원회 기획연재

조덕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머리말 진단검사의학의 여러 주요 분야 중 하나에 수혈의학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이 AABB 명칭이 변했다. 그간 사용해 온 The American Association of Blood Banks에 대한 약어가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Blood & Biotherapies의 약어가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반영하여 우리 학회지 Annals of Laboratory Medicine (ALM) 학회지 세부 분야도 2022 년부터 transfusion에서 transfusion and cell therapy로 바뀌어 운영되고, 세포 치료와 관련된 논문들이 게제 되기 시작했다.

본문 본 원고에서는 고전적인 수혈의학의 분야의 정리보다는 최근 동향을 주로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 AABB Clinical Transfusion Medicine Committee에서 2021년에 선별한 주제 중 일부를 선별하여 소개하고, 각 주제에 대해 간단한 의견을 기술하였다 (table 1). 둘째, 서구와 다른 국내 수혈의학의 특색을 필자의 시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 2021년 AABB Clinical Transfusion Medicine Committee에서 선별한 10개 중 7개 소주제 소개와 의견 (참고문헌: COMMITTEE REPORT, Transfusion. 2022;62:1435–1445).

table 1Current advances in transfusion medicin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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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lood products Pathogen-reduced cryoprecipitated fibrinogen complex obtained FDA approval. In vitro studies of cold-stored platelets suggested potential for longer shelf life and provided more information about hemostatic activity - 국내에서는 pathogen reduction을 시행한 혈액제제는 현재 없다. Pathogen 없는 헌혈자를 선별하여 헌혈받고 있다. - 대량 출혈시 prothrombin complex concentrate나 fibrinogen concentrate 사용이 용이하지 않고,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 혈소판은 20~24℃에서 교반하면서 보관하며, 유효기관이 5일로 짧다.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냉장보관 혈소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일부 연구자가 연구를 시행하고 있는데, 보다 활발한 연구가 필요한 주제라고 판단된다.
2 Convalescent plasma Factors associated with COVID-19 convalescent plasma (CCP) efficacy include early
administration, high-titer antibodies, and immunocompromised recipients
- COVID-19 회복한 사람의 혈장을 COVID-19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필요하지 않는듯 하다. 하지만, 면역이 떨어진 환자 (예, B 세포 림프종)가 COVID-19에 감염시에는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선택적인 환자군에서는 COVID-19 회복기 혈장을 활용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여,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드물지만 이를 위해 혈장채집을 시행하고 있다.
3 Donor collections and testing For paid plasma donors, a personalized nomogram increased the volume collected per donation. Incidence of HIV in the blood supply was unchanged with shorter men-whohave-sex-with-men (MSM) deferral periods in Canada - 보다 많은 혈장을 채집하기 위해 개인맞춤 노모그램(통계학적 용어로 예측모형)을 활용하여 의미있는 저혈압성 부작용 비율의 증가없이 보다 많은 혈장을 채집할 수 있었다. 연구의 대상은 paid plasma donors인데, 한국은 매혈이 금지되어 모두 자발적 공여자(volunteer donors)다. - 한국은 보건 복지부 고시의 헌혈기록카드에 “남성의 경우 남성과의 성접촉(1년 보류)”로 규정되어 있다. - 캐나다에서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 제한 기간을 단축했지만, 혈액제제 내 HIV 빈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근거로 캐나다 정부가 2022년에 “30년 만에 3개월 내 성행위를 한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 제한 규정을 철폐”했다고 발표하였다.
4 Immunohematology and Genomics PIGG gene defines new Emm blood group system and ABCC1 gene defines ABCC1 blood group system. Recombinant blood group proteins and cells to adsorb monoclonal antibody drugs were used for complex immunohematology testing. Whole genome sequencing (WGS) characterized diversity and frequency of Kidd, Duffy, and Kell variant alleles in SCD. - 기존 혈액형의 새로운 대립유전자 발견(예, Aw10, cis-AB09)은 한국인에서 지속적으로 있지만, 새로운 혈액형 (new blood group)에 대한 발견은 아직 없다. - 희귀혈액형은 그 빈도가 낮아 상품화된 진단용 시약이 없어 규명된 희귀혈액형 검체를 시약으로 사용하기도 하였 는데, 최근 재조합 혈액형 단백질을 시약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유전자 검사를 활용한다. - 전장 유전체 분석(WGS)은 ABO, Rh 이외의 일부 주요 혈액형까지 맞추어 수혈해야하는 SCD 환자의 수혈에 활용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환자가 거의 없어 이러한 수혈은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5 Hemostasis A transfusion algorithm using viscoelastic coagulation tests did not reduce mortality or massive transfusion in trauma. Updated evidence-based guidelines for diagnosis and treatment of von Willebrand disease (VWD) were published. - 점탄성 응고 검사법은 전혈 검사법으로 PT, aPTT와 달리 현장 검사로 시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사용하고 있는데, 수혈 요구량을 줄여주었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아직 이 방법의 정확성과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하다.
- 수혈가인드라인(2022년)에는 “FFP 수혈시 PT, aPTT를 측정하고, 대량 출혈 시에는 섬유소 원수치도 측정한다. 혈전탄성검사(예, TEG, ROTEM 등)도 응고인자 결핍이나 섬유소원 감소 진단에 이용된다. 특히 심장수술의 경우 수술 중 혈전탄성검사(TEG, ROTEM 등)의 적용을 고려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6 Patient Blood Management The REALITY trial showed a restrictive transfusion strategy was non inferior to a liberal strategy in acute myocardial infarction (AMI). Preoperative anemia screening and treatment in elective cardiothoracic surgery resulted in fewer transfusions and other positive outcomes - 환자혈액관리는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수혈의학에 중요한 영역이다. - 여러 질병에서 9-10 g/dL에서 적혈구 수혈을 시작하는 자율적(liberal) 수혈 전략이 7-8 g/dL에서 시작하는 제한 적(restrictive) 수혈 전략보다 우월함을 증명하지 못했다. 심지어 예상과 달리 심혈관질환 혹은 고령 등 고위험인자가 동반된 환자에서 조차도 제한적 수혈전략 적용이 인정되고 있다. - 계획된 cardiothoracic surgery 수술전 빈혈을 스크리닝하고 이를 치료하면 수술시 수혈요구량도 적고, 긍정적인 예후도 보인다.
7 Cell therapy A study of B-cell maturation antigen (BCMA) chimeric antigen receptor (CAR) T-cells in patients with relapsed, refractory MM demonstrated at least a partial response in 73% of patients. A study of CD19 CAR-T cells in patients with B-cell ALL demonstrated remission in 71% of patients. Long-term follow-up of patients receiving anti-CD19 CAR-T cells for lymphomas found 5-year progression free survival rates of 31% and 43% in DLBCL and follicular lymphoma, respectively. - 현대의 가장 성공적인 항암 면역치료제는 면역관문억제제(예, CTLA-4 단클론항체, PD-1 단클론항체)와 CAR-T 치료제로 알려져있다. CAR-T 치료제는 CD19 양성 B 세포 혈액암(백혈병. 림프종)에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였고, 다발골수종에도 항-BCMA CAR-T 치료제가 좋은 성적을 보였다. - 국내에서도 CAR-T 치료제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사용되며, 보험급여항목이다. 그런데, CAR-T 치료제는 다른 치료제와 달리 환자 본인의 T 림프구로 제조하기 때문에 이들 환자에게 림프구성분채집술을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해당 의료기관에서는 apheresis의 주된 시술이 되어가고 있다.

다음으로는 서구와 다른 우리나라 수혈의학 분야의 특징을 몇가지 기술하고자 한다.

1) ABO 불일치 고형장기 이식 ABO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고, 이식 전/중/후에 환자와 공여자의 혈액형을 고려하여 수혈 지원(transfusion support)을 한다. 한편, ABO 불일치 고형장기 (간, 신장) 이식에는 환자에게 존재하는 ABO 항체의 역가를 미리 낮추기 위한 탈감작 요법이 필요하다. 의료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CD20 항원을 표적으로 하여 B 세포를 제거하는 단클론성 항체인 리툭시맙(rituximab) 투여와 항원에 반응할 항체가 없는 혈장으로 교환하는 시술, 즉 혈장교환술을 이식 전에 여러 차례 시행한다. 서구와 달리 한국은 ABO 불일치 고형장기 이식술을 상대적으로 많이 시행하기 때문에, 이들 환자들에서 ABO 항체의 역가를 낮추기 위해 의료기 관에서 혈장교환술을 많이 시행한다.

2) 수혈관리실 및 PBM 활동 수혈관련 국가정책은 나라마다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혈액관리료, 수혈관리위원회 및 수혈관리실 설치운영, 한국혈액감시체계 (수혈안전감시, 혈액수급감시), 혈액수급위기대응, 수혈적정성평가, 특정수혈부작용 조사, 특정 수혈부작용 및 채혈부작용 보상, 수혈에 의한 세균감염 예방 및 발생 의심 시 의료기관 대응 가이드라인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중 혈액관리료, 2019년 12월 혈액관리법에 조항이 신설됨으로써 의료기관 수혈관리실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수혈관리위원회가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면 수혈관리실은 정책을 실행하는 부서라고할 수 있다. 수혈관리실은 여러 부서가 관여되는 수혈 업무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수혈의 적정성을 제고하고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혈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혈가이드라인 제5판, 2022).

3) 세포기반 인공 혈액에 대한 국가적 지원 사업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인구고령화 등으로 혈액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나라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사례를 보면, 지난해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혈액의 세계 첫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2021년 일본 교토대에서 창업한 메가카리온이 유도만능줄기 세포로 혈소판을 만들어 환자에 투여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최근 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공혈액 개발에 지원을 결정하여,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이 공동으로 '세포 기반 인공혈액(적혈구·혈소판) 제조 및 실증 플랫폼 기술개발사업'을 착수했고, 2027년까지 5년간에는 약 471억원을 들여 인공혈액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한다. 이 분야 연구는 국내 진단검사의학과 연구 팀이 World Top Class에 속한 것으로 판단된다.

맺음말 진단검사의학의 수혈의학 분야의 주된 이슈를 기억해보면, 과거에는 HIV, HCV, HBV에 대한 NAT 도입, 혈액안 전감시체계, COVID-19으로 인한 혈액공급 부족 등과 같은 공급혈액원 관련된 것이 많은 듯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뿐만 아니라 CAR-T 세포치료제, ABO 불일치 이식을 위한 apheresis 시술, PBM, 수혈관리실 설치 및 운영 등 의료기관의 이슈가 더 크게 와닿는다. 또한, 공급혈액원과 의료기관의 협동을 위한 공동 관심사로 희귀 혈액 공급 및 수혈, HLA 적합 혈소판 공급 및 수혈, Asia type DEL형 등이 있는 듯 하다. 필자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로서 수혈의학을 전공한 지 22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어느 때보다 수혈의학의 변화와 발전을 체감하고 있다.